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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아파트에서 겨울철 결로가 적었던 이유

📑 목차

    서론

    나는 예전에 살던 오래된 아파트에서 겨울을 보낼 때, 아침마다 창문 아래가 흥건하게 젖어 있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다. 요즘 집에서는 겨울만 되면 창문에 물방울이 맺히고, 심한 경우 벽지까지 눅눅해져 곰팡이가 걱정되는 상황이 흔하다. 단열 성능, 창호 기술, 난방 시스템은 분명 지금이 훨씬 좋아졌는데도 체감상 결로 문제는 오히려 더 자주 발생한다. 이 차이는 단순히 집이 낡았느냐 새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오래된 아파트가 가진 구조적 특성과 당시 사람들의 생활 습관이 결로 발생 조건 자체를 다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오래된 아파트에서 겨울철 결로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이유를 구조, 난방, 습도 관리, 생활 태도까지 포함해 깊이 있게 살펴본다.

    오래된 아파트 겨울 아침의 결로 없는 창문 모습
    오래된 아파트 겨울 아침의 결로 없는 창문 모습


    1. 완벽하지 않은 밀폐 구조가 만든 미세한 공기 순환

    오래된 아파트의 창문과 문틀은 지금 기준으로 보면 분명 허술했다. 틈이 있었고, 바람이 조금씩 들어왔다. 하지만 이 ‘완벽하지 않음’이 결로를 줄이는 역할을 했다. 실내 공기가 완전히 갇히지 않고, 미세하게라도 계속 움직였기 때문이다. 공기가 움직이면 습기가 한 지점에 머무르지 않는다. 창문 표면이나 외벽 한 곳에 수분이 응결될 가능성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물방울이 맺히는 현상도 완화됐다. 요즘처럼 고기밀 구조에서는 공기가 정체되기 쉬워 결로가 한 번 생기면 빠르게 확산된다.

    2. 난방을 ‘강하게’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용했다.

    예전 아파트에서는 난방을 갑자기 세게 틀었다가 끄는 방식보다, 비교적 낮은 온도를 오래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난방비에 대한 부담도 컸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온도를 올리지 않았다. 이런 난방 방식은 실내외 온도 차를 과도하게 만들지 않았고, 창문이나 외벽이 갑자기 차가워지는 상황을 줄였다. 결로는 대부분 급격한 온도 차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완만한 난방 패턴 자체가 결로 예방 역할을 한 셈이다.

    3. 방마다 난방 온도를 다르게 유지했다.

    예전에는 집 전체를 동일한 온도로 데우는 개념이 지금만큼 강하지 않았다. 자주 사용하는 방만 따뜻하게 유지했고, 사용 빈도가 낮은 공간은 상대적으로 서늘하게 두었다. 이 방식은 집 안 전체의 평균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었고, 결과적으로 외벽과 실내 공기의 온도 차도 완만해졌다. 결로 발생 가능성이 줄어드는 구조였다.


    4. 겨울에도 환기를 멈추지 않는 생활 태도

    오래된 아파트에 살던 시절에는 겨울에도 환기를 완전히 중단하지 않았다. 아침이나 한낮처럼 비교적 기온이 올라가는 시간대에 잠깐 창문을 열어 공기를 바꾸는 것이 자연스러운 습관이었다. 이 짧은 환기만으로도 실내에 쌓인 습기가 상당 부분 빠져나갔다. 습도가 내려가면 같은 온도에서도 결로가 생길 확률은 크게 줄어든다. 환기를 ‘춥다’는 이유로 피하지 않았던 태도가 결로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5. 실내 습도를 높이는 행동이 적었다.

    예전에는 실내에서 빨래를 말리는 일이 지금보다 적었고, 가습기 같은 기기도 흔하지 않았다. 실내 공기가 과도하게 습해질 환경 자체가 잘 만들어지지 않았다. 요리를 한 뒤에는 부엌 문을 열어 수증기를 바로 빼는 행동이 자연스러웠고, 욕실 사용 후에도 문을 닫아 습기가 집 안으로 퍼지는 것을 막았다. 이런 작은 습관들이 실내 습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주었다.

    6. 가구 배치에서 생긴 자연스러운 통풍 공간

    오래된 아파트에서는 가구를 벽에 완전히 밀착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장롱이나 책장을 벽에서 약간 띄워 배치했고, 그 공간을 굳이 채우려 하지 않았다. 이 여유 공간은 공기가 흐를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했다. 벽면이 차가워져도 공기가 정체되지 않아 수분이 맺힐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지금처럼 수납을 극대화하며 벽을 완전히 막아버리는 구조와는 다른 환경이었다.


    7. 결로가 생기는 위치를 몸으로 알고 있었다

    어르신들은 어느 창, 어느 벽이 겨울에 차가워지는지를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해당 위치에는 이불이나 옷을 장기간 붙여 두지 않았고, 박스나 가구로 막아두는 일도 피했다. 이런 선택은 특별한 지식이 없어도 결로와 곰팡이를 예방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8. 온돌 난방의 완만한 특성

    오래된 아파트의 온돌 난방은 지금처럼 즉각적인 온도 조절이 되지 않았지만, 대신 서서히 데워지고 서서히 식었다. 이 완만한 변화는 실내 공기가 급격히 뜨거워지거나 차가워지는 상황을 막았다. 결과적으로 창문과 외벽 표면의 온도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결로가 발생할 조건 자체가 잘 만들어지지 않았다.

    9. 결로를 발견하면 바로 관리했다

    예전에는 창문에 물방울이 맺히면 그냥 두지 않았다. 마른 천으로 닦아내거나, 잠깐 환기를 시켜 말리는 행동이 자연스러웠다. 결로를 ‘문제’로 인식하고 바로 대응했다. 이 작은 관리 습관이 반복되면서, 장기적인 벽지 손상이나 곰팡이로 이어지는 상황을 미리 차단했다.

    10. 지금 집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핵심 원리

    정리 주택 구조는 변했지만, 예전 아파트에서 배울 수 있는 원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겨울에도 짧은 환기 유지, 실내 습도 과도하게 높이지 않기, 가구는 벽에서 약간 띄워 배치, 난방은 급격하지 않게 사용, 결로 발견 즉시 닦아내기 이 원칙만 실천해도 겨울철 결로 문제는 분명히 완화될 수 있다.

    마무리

    오래된 아파트에서 겨울철 결로가 적었던 이유는 건물이 특별히 뛰어나서가 아니다. 공기, 습도, 온도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조절하던 방식이 몸에 배어 있었기 때문이다. 기술이 부족했던 시절이 아니라, 오히려 환경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하며 대응하던 시절의 지혜였다. 겨울마다 결로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새로운 자재나 장비를 찾기 전에 한 번쯤 예전 아파트의 생활 방식을 떠올려보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